January 7, 2010

헌혈, 라면, 흑사회

정곤 형1과는 2년 전 강유원 선생님 수업에서 만났지만 서로 대화가 거의 없었다. 그랬는데도 블로그를 열었다는 핑계로 방명록에 글을 남겼을 때 나를 기억하고 있어서 기뻤다. 우리는 근 1년만에 만나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조금 서둘렀더니 한 시간 가까이 일찍 도착해버려서 근처 헌혈의 집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없어서 한산하기도 했지만 피 뽑는 일이 10분만에 끝나서 나름대로 쾌적했다.2

시간 맞춰 건물을 나서서 형과 만났다. 둘이서 쌀쌀한 홍대 거리를 조금 헤매다가 나고미 라멘3에서 식사를 하고, 가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모두 형이 샀다. 서로 말수가 적어서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좀비 영화, 형이 쓰고 있는 소설, 인터넷 게시판 같은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느꼈다. 같이 2호선을 타러 가는 길에 형이 영화 흑사회를 권해주었다.


  1. 이제껏 형 이름을 김정권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2. 발랄한 간호사 님이 튜브 자르고 기계 끄는 법을 몰라서 다른 분에게 물어보는 등 오싹한 상황이 조금 있었지만 뭐. 

  3. 조금 짭짤했지만 깔끔했다. 반숙 계란 두 조각이 특히 마음에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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